- [성경본문] 사무엘상13:8-14 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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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울은 사무엘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을 기다렸으나 사무엘이 길갈로 오지 아니하매 백성이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
9. 사울이 이르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 하여 번제를 드렸더니
10. 번제 드리기를 마치자 사무엘이 온지라 사울이 나가 맞으며 문안하매
11. 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 하니 사울이 이르되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12.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13.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14.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하고
제공: 대한성서공회
주께서 준비하신 때를 기다리며
믿음이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에 하나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가 않아요. 그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며 기다리며 또 기다리며 기도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날이 오기까지 일 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오 년이 지날 때도 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 정말 기다림이 힘들었던 때는 과거 필리핀 사역을 감당할 때였습니다. 안식년을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쉬려고 안식년을 기다렸던 아니라, 안식년을 기하여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왕이면 영어로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원요청사항인 토플시험을 치루기 위해, 현지어인 따갈로그어를 배우고 구사하면서도, 아침마다 영자신문을 구독하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 마을 저 마을, 산길을 걸으면서도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쉴 때면 영어단어장을 꺼내어 틈틈이 영어단어를 외웠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선교학으로 유명한 한 신학교에서 입학허가서를 받았어요. 그런데 고국에서는 꿈에도 없었던 IMF 경제환난이 터졌습니다.
유학 간 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재정적으로 다들 어려웠던 거지요. 제가 유학을 간다고 하니 본국 교회에서는 연락이 오기를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정 공부하러 가려면, 가족은 한국에 놔두고 혼자 다녀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갈등했습니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며칠 기도하는 가운데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나님, 왜 막으세요. 겨우 기다렸더니 결과가 왜 이런대요? 제 꿈이 마음에 안 드세요? 왜 이러셔요, 하나님?” 보이지 않게 가슴에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결국, 경제대란으로 인해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고국의 성도들과, 어려운 때를 함께 보내는 것이 옳은 것이다 생각하여, 고국에 돌아와 안식년 1년을 한국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 또 다시 네팔로 사역지를 옯겨 떠나야 했습니다. 그곳에서 또 4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꿈을 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냐~! 우리 하나님은 분명 좋으신 하나님인데....., 분명 뜻이 있으실거야~! 암, 그렇고 말고~! 열심히 사역했습니다. 소망의 끈을 놓지 아니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고국의 IMF도 끝이 나고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길을 여시고 계셨습니다. 필리핀에 있을 때, 지원했던 신학교보다 학비도 많이 저렴하지만, 장로교 개혁주의 신학을 배우는 신학교로써, 더 마음에 드는 신학교에서 입학허가서가 왔습니다. 그리고 2년 차부터는 교수님 추천서로 장학금으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야 언제고 쉽지 않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밤 청소를 하면서도, 제 입에서는 감사찬송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시간만이 유일하게 운동시간이 되었고, 또한 기도시간이 되었습니다. “주께서 내길 예비 하시네. 주께서 내길 예비하시네, 이제 하루, 하루를 주를 위해 살리라 주께서 내길 예비 하시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도 기다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에 이겨야 할 시험이 있어요. 왜 이러실까? 언제 하나님의 응답이 올까? 이러다가 세월만 가는 것 아닌가?
때로는 의기소침하여 기운이 쭉 빠질때도 있어요.
아브라함이 안 그랬을까요? 25년을 기다립니다. 100세에 아들 이삭을 안아요. 야곱이 안그랬을까요? 삼촌라반 집에서 속임을 당하고 또 당하고 20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요셉이 안그랬을까요? 노예로 팔려가 총리대신이 되기까지 13년의 세월이 가고, 욥이 안 그랬을까요? 30년의 고난의 세월! 모세가 안그랬을까요? 40년간의 미디안 광야에서 무명의 목자로서의 기다림의 세월! 다윗이 안그랬을까요? 죄없는 도망자가 되어 10년의 세월,
언제나 회복의 날이 올까? 그 기다림이 날들 가운데 그 마음에는 하나님을 향하여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이들이 다 하나같이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이생의 자랑,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을 구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와 같은 성경의 주인공들은 이 기다림에 있어서 하나같이 다 성공하였어요. 곤고한 날들을 믿음과 소망으로 이겨냈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기다림이 있어요. 힘들어요.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믿음이 있어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있음을 알기에, 믿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본분을 성실히 감당하면서 주어진 삶과 생계를 이어갑니다. 남들이 다 자고 있는 시간에 일어나서 새벽기도를 위해 예배당을 향합니다. 그래서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기도합니다. 믿은 자의 기다림이에요.
그런데 오늘 성경본문에 등장하는 사울왕은 안타깝게도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전쟁을 치루기 전에 사무엘을 기다립니다. 전쟁 전에 제사장의 축복이 필요해요.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 아버지 앞에 번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칠일 안에 제사장이자 선지자인 사무엘이 와서 번제를 드리기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안 오는 거에요. 기다리다 보니 초조합니다. 불안합니다. 블레셋 군대가 쳐들어온다고 하니 겁이 납니다. 군사들을 모아야 하는데 함께 있던 이천명의 군사들도 겁에 떨며 그들이 흩어지고 숨습니다.
그렇게 떨 수밖에 없는 이유는 블레셋 군사는 그 수가 많았습니다. 13장 5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는데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 명이요 백성은 해변의 모래 같이 많더라 그들이 올라와 벧아웬 동쪽 믹마스에 진 치매”(삼상13:5)
쳐들어오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젊은 아들 요나단이 아버지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블레셋을 쳤던 것입니다. 그때 사울왕의 나이가 40살이니 아들이 몇 살이나 되었겠습니까? 세상 말로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나이 아니겠습니까? 많이 먹었어야 20살이 됐을까 말까 할 나이였습니다. 이 나이에 어디 겁이 있겠습니다. 자신에게 천명의 군사가 있으니 블레셋 사람의 수비대를 쳤다고 했어요.
그러니 경험이 많고 신중한 사울왕이 다급해졌습니다. “아이고 이놈아, 왜 이러냐?” 하고 아들을 원망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7절과 8절에 보니 길갈에 모였던 군사들까지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히브리 사람들은 요단을 건너 갓과 길르앗 땅으로 가버렸다”고 했습니다. 군사들은 공포에 떨며 사울에게서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군사가 60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위기입니다.
여러분은 이와 같은 위기를 맞으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겠습니까?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냥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 하십니까? 그러시지 않겠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신앙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 줄을 언제 알 수 있습니까?
위기가 닥쳐올 때입니다. 환란이 닥쳐올 때 신앙의 깊이를 알 수 있어요.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가를 보면 그 사람의 신앙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울왕이 믿음이 없습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데 이미 이전에도 암몬족속의 나하스왕이 쳐들어 올 때, 어제 나누었어요.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 임하시므로, 사울과 이스라엘 백성이 대승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도 블레셋 군대 앞에서 두려움이 임하고 불안하니, 자신의 본분을 잃어버립니다. 번제를 드리는 일은 왕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오직 제사장만이 할 일이었습니다. 사무엘이 와야 합니다. 그런데 기다리지를 못합니다. 자신이 번제를 드립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는데, 이 인내의 시험에서, 기다리지를 못한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왕이 되고 보니 교만해졌습니다. 큰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어요. 그러므로 모두가 다 자신에게 절합니다. 높임을 받아요. 과거 농부의 시절, 겸손한 성격과는 너무 바뀌게 되었어요. 그러니 자신이 본분을 넘어서서, 감히 제사장의 고유권한을 자신이 행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범한 실수의 댓가는 너무나 큽니다. 13절 말씀을 다같이 읽겠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삼상13:13)
사무엘이 안타까이 여기며 직언을 합니다.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명령을 지켰더라면 사울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무슨 뜻이겠어요? 결국 망하게 될 것이다. 그런 뜻이죠.
성도 여러분, 믿음의 사람들에게도 기다림의 때가 있습니다. 기다림 중에 고난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에요. 여호와를 앙망하며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그러는 동안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깨달음도 주십니다. 기도의 방향도 내가 아닌 주를 향하여, 주의 뜻에 합당하게 기도의 방향이 잡혀갑니다.
그러므로 믿음의 사람의 기다림은 소망 중에 기다림인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하나님께서 아시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내 처지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세요. 둘째, 하나님은 구원받은 자녀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시니 가장 선한 때가 언제인 줄 알고 그날을 함께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은 가장 선하신 방법으로 응답하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 기준이 내가 아니라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응답하실 것을 믿는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기도는 간절히 하지만 불안에 떨지는 않아요. 나의 시간이 아닌,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본분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묵묵히 행합니다. 생업을 감당합니다. 직분을 감당합니다. 최선으로 그 본분을 감당합니다.
이 새벽에도 기다리며 기도합니다. 내 자신, 가족, 동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구역원을 위해, 주의 종을 위해, 내 속한 부서와 교회를 위하여, 나아가서 이 강산의 영적책임을 지고 있는 한국교회를 위하여,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기다리며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때까지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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