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무대에서 내려가야 할 때

우리 인생은 살아있는 한 소원이 있습니다. 이 바램과 소원은 끝이 없어요.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낫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그 소원이 오늘을 살게 하는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제 그만 됐다. 충분하다. 수고 많이 했으니 이제는 다 내려놓고 쉬어라.” 그러실 때가 옵니다. 이러한 상황을 隱退(은퇴)라는 말로 표현하지요. 숨을 隱(은) 물러날 退(퇴) 자를 사용하니, 그 뜻이, “직임에서 물러나 또는 사회공직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전적 정의는 “노후, 또는 특정 직업에 맞지 않는 나이에 도달했을 때, 좋든 싫든 간에, 직업에서 물러나는 것” 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러한 상황에 이르면 어떤 느낌을 갖겠습니까? 아직 은퇴를 해 보지 않으셔서 잘 모르시겠어요? 많이 서운하겠지요? “이제 인생여정의 골라인(Goal-line) 지점에 다다랐으니 더 이상 달릴 일이 없겠구나!” 생각하면, 뒤 돌아 보아 감사한 일도 많겠지요, 그러나 또 한편으론,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생각이 나서 아쉬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주는 이미 마친 것입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됐다. 수고했다. 충분하다. 이제는 다음주자에게 바톤을 물려주고 쉬어라. 잘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이제는 주인의 잔치에 참예하거라.” 그래도 사람이란 더 뛰고 싶은 것이 살아있음의 본능이요, 바램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성경본문에서 우리는 이제 무대에서 내려가야 할 위대한 인물, 모세의 모습을 대합니다. 출애굽의 영웅이에요. 그와 같이 위대한 민족적 지도자가 이스라엘 역사에 없었습니다. 신명기의 마지막 장인 34장의 마지막 세절인 10절,11절,12절에 모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11.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12.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

대단한 찬사입니다.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다”고 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친히 대면하시던 자요, 모든 이적과 기사와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처럼 훌륭하였으니 더 이상 미련도 소원도 없을 것 같은데, 여전히 이루기를 원하는 간절한 염원이 있었으니, 오늘 성경본문에서 우리가 그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25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쪽에 있는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 하되”

약속의 땅, 가나안 땅이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곳에 들어가고 싶은 것입니다. 그때에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26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한 마디로 말하면 “안된다” 하시는 것입니다. 그 근본 이유는 모세는 “너희 때문에” 라고 표현합니다. 그 믿음 없어 불순종한 이스라엘 백성 때문이라고 그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참 슬픈 일입니다. 모세의 리더쉽에 관한 것이에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백성들의 원성 앞에서 흔들린 모세의 믿음없는 리더쉽 때문이었습니다. 민수기 20장 12절에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민20:12)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주신 말씀이에요. 모세가 주님을 불신한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의 목전에서 너희는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 하라 네가 그 반석이 물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에게 마시게 할지니라”(민20:8) 그런데 모세는 지팡이이로 반석을 두 번이나 내리쳤습니다.(민20:11) 그 행위를 하나님은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라고 여기셨어요.

모세의 믿음없는 모습이 이렇게 나타납니다. 모세와 아론이 회중을 그 반석 앞에 모으고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반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 하고 11.모세가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니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니라” (민20:10,11)

하나님은 분명 말씀하시기를 반석에게 명하면 반석이 물을 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영적으로 반석은 예수 그리스도시요, 생명수는 성령을 상징합니다. 물이 나오면 주의 영광이 나타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말하기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 여기에서 ‘우리’란 하나님이 아니라, 아론과 모세 자신이었어요. 그리고는 이어 보란 듯이 자신의 지팡이로 그 바위를 두 번이나 내리쳤습니다.

모세가 보인 이 행동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마치 자신이 그 일을 하는 모습으로 비춰진 것이었습니다. 모세의 마음에는 그런 마음이 없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가 행한 행동은 그렇게 보여지게 되니,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 “이스라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고”에 위배되는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무엇을 보여줍니까? 주의 일을 하는 주의 종들에게,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 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는 장면입니까?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인데, 마치 내가 특별하여, 모든 능력을 부여받은, 전권대사처럼 행동하게 되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운다는 것입니다. 정말 종된 본분을 철저히 알고, 행동해야 합니다.

모세가 요단강을 건너지 못합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처럼 약속의 땅을 보지 못하는 것에 미련을 갖는 모세를 비스가 산 꼭대기로 인도합니다. 27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너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임이니라”

비스가 산 정상에서 약속의 땅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왜 바라보게 하시겠습니까? 소망을 갖게 하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너의 충성과 수고로 인해 너의 후손들이 저 땅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로 말하면, 우리가 세상 떠날 때에 하나님께서 자녀들이 장차 잘 되는 모습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감사와 소망 중에 눈을 감겠지요?

그리고 사역으로 말한다면 가졌던 자리를 하나님께서 택하신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28절의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너는 여호수아에게 명령하고 그를 담대하게 하며 그를 강하게 하라 그는 이 백성을 거느리고 건너가서 네가 볼 땅을 그들이 기업으로 얻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내가 임명한 여호수아에게 자리를 위임하고, 그를 담대하게 하며, 그를 강하게 하라. 그가 이 백성을 거느리고 그 땅을 기업으로 받게 될 것이다.

저의 일생을 돌아볼 때에 참으로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두 번이나 리더쉽 이양과 떠남의 산 경험을 하게 하신 것입니다. 필리핀 사역지에서 이동구선교사님이 물려준 사역을 하나님의 사역으로 알아 최선으로 섬겼습니다. 사역의 성장을 위해 전세금까지 가져다가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장학사역을 하고, 유치원을 세워 교육을 시키고, 어려운 이들을 도왔습니다. 그렇게 할 때에 “이 사역은 나에게 주신 내 사역이구나!” 그렇게 여겼어요.

그런데 그곳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에 큰 깨달음이 왔습니다. “내 것이 아니었구나! 100프로 하나님의 것이었구나!” 그래서 그 큰 깨달음을 갖고 네팔에서 사역할 때에는 미리 알고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내 사역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역이다. 또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최선을 다하되, 현지인 리더쉽을 세우며, 떠나더라고 사역의 중단이 아니라,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사역이 계속해서 이어지도록 하자”

그리고 이제 고국으로 왔습니다. 생각은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동안, 머무는 동안, 주께서 쓰시는 동안, 나는 최선을 드리고, 떠날 때를 미리 생각하여, 말씀으로 성도들의 믿음을 잘 성장시키고, 또한 후임자를 잘 준비시켜야 하겠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건강 주실 때에 후회 없이 주를 섬기시기 바랍니다.

물질 있을 때에 주의 나라 확장위해 아낌없이 드리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70세가 되고 자리에서 내려가는 은퇴가 복 되시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 미련은 하나도 없고, 감사만 넘치도록 아낌없이 최선을 드리시기 바랍니다. 그 모습을 보고 뒤를 따르는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으시는 멋진 믿음의 선배가 되시기를 저는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제가 네팔의 신학교 사역을 현지인 리더쉽에게 넘길 때에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음성을 담은 글이 있습니다. 이 시간 소개하고 오늘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글의 제목이 ‘자리’ 입니다.

자 리 / 金然正

 

내려놓으련다

자리,

 

내 자리라고 여기며

흘러온 세월이면 족하다

 

한낮의 태양

뜨거움 발해

山川草木 성성했다

 

자라나는 것을 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세상에 없나니

족하니라

 

땀으로 젖은 수건을

가만히 내려놓아라

 

이제는 自然도 멈추어 서

쉬고자 하는 저녁

서늘한 바람이 불어

노을은 더 붉다

 

그곳이더냐 내 설 곳이

그래~!

人生은 그처럼

하늘을 타고 흘러가는 것

 

지나감이 없으면 歲月도 없으리

떠남이 없으면 새 歷史도 없으리

 

하늘 가득한 황혼이

장편의 敍事詩를 쓴다

 

 

*네팔 개혁장로교(R&PS) 신학교

14년간의 이사장 직분을 내려놓으며

20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