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자의 기쁨, 주는 자의 기쁨

이 시대에 소외된 자들은 누구일까요? 우리가 저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는 특히 정말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에 성탄절을 맞이하여 저는 심방대원들과 함께, 거동이 어려워 교회에 오랫동안 나오시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방문하고 말씀과 기도로 격려했습니다. 성탄절이 되니 어떤 교우가, 매년 주세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써 달라고, 그 기부한 물질을 성탄선물로 나눠 드렸습니다. 깜짝 놀라고, 이런 일이 있냐고, 또 좋아하시고, 감사하다고, 추운 겨울이 춥지 않다고....,

그렇습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에요. 따뜻한 마음은 그 온도가 전달이 됩니다.

우리교회 한 권사님의 시모님이 요양원에 계세요. 저희가 갔는데 그곳에 오시기로 한 며느님 되시는 권사님이 안 오셔서 그 안에 앉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 계신 할머니들, 스물 아홉분이 계신다고 했어요. 제가 놀란 것은 하나같이 밝고 맑은 표정으로 서로 담소하며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보기가 좋았습니다. 저들의 얘기 속에 제가 빨려 들어갔습니다. 대부분이 자신의 자녀들과 손주들 얘기에요. 그때에 제 마음이 울컥 했습니다. “그렇구나! 무슨 다른 얘기가 있으시겠어. 이 요양원에와서도 마음에는 여전히 평생을 애지중지 키워온 자녀들이 그 마음을 다 차지하고 있구나~! 그럼 그렇지! 어떻게 그 마음에서 지울 수가 있겠어~!”

그리고 거기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김장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기애애하게 그 분위기가 너무 좋은 거에요.

가만히 살펴보니 벽에 성경구절들이 써 있어요. “아~! 기독교인이 운영하시는구나~! 그래서 이렇게 분위기가 좋구나~!” 참 감사했어요. 제 마음에 감동이 되었어요. “인생의 느지막한 때에 이와 같은 곳에서 복음을 듣겠구나!” “다음단계는 결국 세상을 떠나는 것인데 천국복음으로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하냐!”

제 마음에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셨습니다. 어찌하든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심방을 마치고 원장님을 뵙게 되었어요. 인상이 선하신 여자 분이셨어요. 제가 봉투를 준비해서 드렸습니다. “원장님, 성탄절이 다가오는데 이곳에 계신 할머니들과 함께 뭐라도 사서 나누세요.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당황하시는 표정으로 말씀하기를, “방문하는 목사님이 이렇게 주신 경우는 없었는데.....” 에고~! 그런 말씀은 안하셔도 좋을텐데..., 제가 좀 당황스러웠고 제 손이 부끄러웠지요. 그게 사실 목사님 야단치는 소리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저도 목사 중에 한 사람이고...., 그래서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원장님이 “성탄절에 어르신 섬길 때에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그 곳에서 중추적으로 일하시는 남자분이 계신데 장로님이세요. 늘 말씀으로 기도로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신다고 했습니다. “아, 그래서 역시~!”

요양원을 나서는데 찬바람이 부는 몹시 추운 날이었어요. 그러나 제 어느 때보다도 더 훈훈했습니다. “올해도 주님 탄생하신 성탄절이 오고 있구나....! 소외된 자들, 양치는 목자들에게 제일 먼저 그 소식을 전하셨었지~!” 하늘이 많이 흐렸지만 마음에는 주님을 향한 감사가 차올랐습니다.

2019.12.22. 주일낮예배 설교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