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의 무게
어제 새 가족 등록 심방을 마치고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점심 먹을 때에 이틀 전 병원심방을 한 한 여집사님으로 전화를 받았다. 남편 수술하며 개복을 하고 보니 췌장암인데 간으로 전이되어 3,4기 라고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메워져서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 지 잘 몰랐다.
아침에 일찍 병원 심방에서는 한 신실한 집사님이 한 달반을 입원하여 병명을 찾는데 월요일에야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황달현상이 나타나고 복통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갇혀 있는 것이었다.
기쁨의 무게와 슬픔의 무게 중에 누가 더 무거운가....?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의 애환을 가까이 접하게 되다보니 슬픔이 더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3일전 기쁜 소식이 있었다. 한 형제의 3년 만에 얻은 소방설비관리기사 시험에서 합격의 기쁜 소식이 마음에 쟁쟁이며 그 여운이 너무 좋았었는데 어제 두 성도의 아픈 모습은 마치 먹장구름처럼 내 마음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순식간에 감정의 모드가 바뀌어 버렸다.
마음에는 눈물이 찬다.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날 것은 알고 있지만 인생의 평균 수명을 살기 전에 병마로 인해 먼저 떠난다는 것은 많은 아픔과 슬픈 여운을 남긴다.
목회자로써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의 긍휼을 간구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매번 환우를 위한 간절한 기도와 정말 기적같은 회생은 기도하는 자의 진정한 체휼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그 놀라고 두렵고 떨리는 아픈 마음을 체휼하지 못하고서는 진정한 기도가 되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기에 나도 함께 가라앉고....., 가슴에는 아픔이 배이니 어제도 금요기도회 중에 많이 울었다.
목회을 하며 가장 힘든 부분이 이 부분인 것 같다. 어젯밤 말씀을 전하는 중에도 이 우울감으로 말씀 전하기가 많이 어려웠다.
짚신 장사와 우산 장사를 아들로 둔 어머니의 떠나지 않는 근심 이야기가 생각난다. 비가 오면 짚신 파는 아들이 염려되고 햇볕이 좋으면 우산 파는 아들이 염려되는 어머니의 그 마음이....,
다시금 감정을 잘 추스리고 내일 주일을 잘 준비해야 하는데.... 창 밖에 잔뜩 흐린 초겨울의 하늘이 친구로 다가온다. "그러지 말고 힘내~!" 말을 건넨다.
2019.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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