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같은 인생으로 사는 자들이 있을까?
화려한 이파리나 사랑받는 열매는 아니지만, 또는 재목으로 훌륭하여 귀한 건축물에 기둥으로 자리를 잡지도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낮은 자리에서 깊고 넓게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영양분을 공급하여 나무의 줄기와 이파리와 열매가 튼실하도록 지원하고 섬김을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들!
현지인을 일꾼으로 세워가는 선교사가 그런 자이며, 히말라야의 정상 앞에서 그 자리를 등반가에게 내어주는 셸파가 그런 자이며, 자녀가 잘되면 그것이 기쁨인 연로하신 부모님이 그러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60이 넘고 보니 젊은 날엔 그저 스치고 지나갔던 그런 종류의 리더쉽 spirit이 이제는 가슴에 머물고 여운으로 남아 떠나질 않는다. 뎅 뎅~! 울림으로 그리고 울림의 긴 여운이 이 한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못난 제자들, 악한 세상에서, 구원의 사명 다 이루셨으니, 다 떨치고 곧바로 떠날 법도 하신데, 굳이 40일간 더 머무실 때 제자들을 향하여 그런 마음을 갖지 않으셨을까?
차창으로 보이는 산을 덮은 숲과 그 숲을 이룬 건장한 나무들과 그 나무에 달려 찬란한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이파리를 보면서 대지 아래 있어 드러나지 않는 뿌리를 생각하고, 연하여 목회자 리더쉽을 묵상한다.
2022.10.15.
충주에 사랑하는 가족을 천국으로 환송하는 교우의 장례식에 가는 길에 흐르는 세월과 자연을 묵상하다.
코로나 기간에 나는 오늘로 49번째 성도들의 천국환송식을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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