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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詩] 밤새도록 비가 내린다
운영자 2022-08-09 추천 3 댓글 0 조회 486

밤새도록 비가 내린다 / 然正

 

비가 나의 잠을 기다리는가

내가 비의 끝자락을 기다리는가

반짝이는 별빛들을 냉정히 가리운 채

밤이 주는 모든 정겨움을 가두어 버리고

그 무슨 설움이 그리도 맺혔기에

밤새도록 비가 내린다

 

그러면

나는 창밖

끝을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어둠의 계곡을 지나고

지나온 세월을 거슬러 날아가

어느 한 소년의 때

여전히 볼이 아름다웠던 홍안의 시절

이름도 모를 한 냇가에 서서

불어 오르는 물살에

건너기를 주저하며

초조히 바라만 보았었던

징검다리 앞에 서 있다

 

비는 추억을 안고 내리는 것이 틀림없다

이 밤의 빗소리는 낯설지 않아

소싯적 낯익던 소리들로

나를 데리고 가서...,

꿈을 꾸는가

툇마루에 누우면

정원의 꽃잎들을 두드리던 빗소리로

처마를 타고 떨어지던 빗소리로

빗물 받는 양동이마다 채워대는 빗소리로

이 밤도 내 가슴을 토닥거리며

추억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

 

비는 내리고 또 내리고

하염없이 내리고

불빛은 하나 둘 꺼져 가는데

추억을 부르며 비가 내린다

밤새도록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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